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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템플스테이 체험기 (사리탑, 휴식명상, 사찰음식)

by myview5043 2025. 5. 3.

통도사 템플스테이 체험기 (사리탑, 휴식명상, 사찰음식)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한국 불교의 정신적 중심지 중 하나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15교구 본사인 이곳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한 신앙의 성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통도사에서 직접 경험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사리탑 참배, 명상과 휴식, 사찰음식 체험 등을 진솔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그 시간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사리탑 앞에서의 조용한 참배, 깊어진 마음

통도사 템플스테이의 첫 일정은 사찰 입재식 이후 이어지는 사리탑(금강계단) 참배였습니다. 일반 사찰들과 달리 통도사는 법당에 불상이 없습니다. 대신 대웅전 뒤쪽에 있는 금강계단 아래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참배하는 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중심으로 모입니다.

맑은 저녁 공기를 가르며 걷는 사리탑 주변의 돌계단과 고목들,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는 나도 모르게 손을 모으게 만들었습니다. 담당 스님은 "부처님은 여기에 계신 게 아니라 여러분 마음속에도 계십니다"라는 말을 건넸고, 그 한마디가 유난히 크게 울렸습니다.

걷고 머물고, 쉼 속의 명상 시간

다음 날 이른 새벽, 새벽 예불에 참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새벽 공기 속 법고와 목탁 소리는 은은하게 퍼졌고, 조용한 법당 안에서 진행되는 예불은 마치 시간마저 멈춘 듯한 고요함을 전해주었습니다.

예불 후에는 숲길 포행(걷기 명상)이 이어졌습니다. 통도사 주변은 조용한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발자국 소리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자연과 함께 걷는 수행이 가능했습니다.

오전 시간에는 좌선 명상과 함께 108배 수행 체험도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몸이 힘들었지만, 반복되는 절 속에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찰음식과 차담, 내 몸도 쉬는 시간

템플스테이의 백미 중 하나는 사찰 음식 체험입니다. 통도사의 사찰밥상은 간결하면서도 깊은 맛이 살아 있습니다. 매 끼니는 발우공양 방식으로 조용히 진행되며, 음식은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재료 위주로 구성됩니다.

아침 식사는 들깨죽과 고사리 나물, 된장무침 등 단순하면서도 자극 없는 음식으로 구성돼 몸속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 “이 음식은 누가 지었는가, 그 정성과 노력에 감사하며 먹는다”는 식사 전 발우기도를 통해 먹는 행위 자체가 수행이 된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차담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스님과의 대화 시간은 형식적이지 않고 편안했으며, 질문이 없어도 스님은 한참을 조용히 기다려 주셨습니다. 누군가는 고민을 털어놓았고, 누군가는 그저 웃었으며, 어떤 이는 말없이 눈을 감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반응이 허용되는 자리였습니다.

결론

통도사에서의 템플스테이는 ‘비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연과 공간 속에서 고요를 배우는 그 시간은 휴식이자 수행이었습니다.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다면, 그리고 스스로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면 통도사 템플스테이를 추천합니다. 걷고, 절하고, 먹고, 조용히 머무는 그 모든 순간이 당신의 삶에 작은 울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