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탑사 탐방기 (진안 마이산 돌탑사찰, 신앙의 석조 예술)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 남부 기슭, 두 개의 거대한 봉우리가 마주한 산 아랫사람의 손으로 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린 경이로운 사찰이 있습니다.
이곳은 탑사(塔寺). 일반적인 불교 사찰과는 전혀 다른 석조 신앙 건축의 결정체이며, 한 사람의 신심이 만든 80여 개의 탑이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1. 탑사의 유래 – 30년간 1인이 쌓아 올린 석탑 신앙
탑사는 조선 말기 이갑룡 처사(1860~1957)가 ‘나라를 구하고 불법을 널리 펴겠다’는 일념으로 30여 년에 걸쳐 직접 돌을 날라 수십 기의 돌탑을 쌓은 것으로 시작됩니다.
수학이나 공학적 계산 없이 신심과 인내, 수행을 담아 세운 돌탑들은 어떤 지지 구조도 없이 100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오고 있으며, 현재는 후손들과 불자들이 그 뜻을 이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종교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의 피난처였고, 6.25 전쟁 중에도 파괴되지 않아 ‘신의 보호를 받는 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 공간의 구성 – 자연과 인간이 조각한 돌의 세계
탑사의 경내에 들어서면 80여 개의 크고 작은 돌탑이 강한 에너지처럼 한눈에 압도해 옵니다. 직사각형, 원형, 피라미드형, 10m 이상 높이의 고탑까지 모양과 구조가 모두 제각각이지만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돌탑 사이에는 석불상, 부처의 경전 글귀, 삼보도, 석등 등이 놓여 있어 전체 경내가 마치 신앙과 명상의 입체적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중앙의 천지탑은 높이 13m로, 남성봉과 여성봉(마이산 두 봉우리)을 향해 기를 통하게 한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민간신앙도 퍼져 있습니다.
3. 명상과 체험 – 종교와 초월 사이의 공간
탑사는 정식 템플스테이나 수행 프로그램이 있는 사찰은 아니지만, 오히려 자유롭게 걷고, 앉고, 바라보며 침묵하는 데 최적의 장소입니다.
산중이지만 접근성이 좋아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지만, 조용히 눈을 감고 바람과 돌 사이를 걷다 보면 그 자체로 마음의 불순물이 씻기는 듯한 정화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위치: 전북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255
- 운영 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 입장료: 성인 3,000원 (마이산 문화재구역 통합 입장)
- 도보 거리: 주차장 → 탑사까지 약 15분
4. 함께 둘러볼 곳 – 마이산 전체를 아우르는 산사 여행
탑사 외에도 마이산에는 북부에 위치한 은수사, 산 아래 마이산 석불, 금당사, 산악트레킹 코스 등 다양한 자연 · 불교 복합 콘텐츠가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엔 단풍과 탑사의 조화, 겨울엔 눈 쌓인 돌탑의 신비감이 극대화되어 사계절 모두 감성 힐링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결론: 돌 하나하나에 신심을 새긴 곳, 탑사
탑사는 전통 사찰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 돌탑 하나하나에는 불심, 민간신앙, 예술성, 인내와 초월이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손과 마음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신념이 곧 세상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만약 당신이 조용히 걷고, 바라보고, 잠시 멈추며 무언가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마이산 탑사는 그 마음에 꼭 닿을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